정부, 구글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허용…보안 장치 필수(종합)
등록 2026/02/27 16:38:35
수정 2026/02/27 16:40:52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에서 심의·의결
국내 제휴기업의 국내 서버 활용 등 조건
내비게이션·길찾기서비스 데이터로 제한
공간정보산업계 우려에 '육성방안 마련' 권고
[서울=뉴시스] 구글 맵스 앱 로고 (사진=구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정부가 구글이 요구한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글의 1대 5000 지도 국외반출 신청 건을 심의한 결과 엄격한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반출 허가 결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2007년 이후 여러차례 실제 거리 50m를 지도 상 1cm로 줄인 1대5000 축적의 고정밀 지도를 제공해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해왔다.
구글은 현재 티맵모빌리티로부터 구매한 축척 1대 5000 지도 데이터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지도 서비스를 개발하는 해외 서버에 정밀 지도를 보낼 수 없어 장소 정보(POI)만 표기할 뿐 도보·자동차 길 찾기 등 여러 지도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 안보와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이유로 반출을 거부했고 지난해 2월 들어온 반출 요청에 대해서도 결정을 계속 유보했다. 정부가 제안한 반출 조건 일부를 구글이 수용하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다 구글이 지난 5일 제출한 보완신청서를 통해 기술적 대안을 제시하면서 허가 결정이 나게 됐다.
협의체는 "구글이 제시한 기술적 대안을 검토한 결과 그간 지적됐던 군사·보안시설 노출, 좌표표시 문제 등 기존의 안보 취약 요인이 완화됐다"며 의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허가 전제 조건을 보면 우선 영상보안처리가 필요하다. 구글 맵스, 구글 어스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위성·항공사진을 서비스하는 경우 관계 법령 등에 따라 보안처리가 완료된 영상을 사용하고, 과거 시계열영상과 스트리트뷰에서도 군사·보안시설을 가림 처리해야 한다.
우리 영토에 대해 좌표 표시도 허용되지 않고 노출도 제한해야 한다.
아울러 구글의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정보를 가공한 후 정보 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반출해야 한다.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로 반출이 제한되며, 등고선 등 안보상 민감한 데이터는 반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군사·보안시설이 추가·변경돼 수정이 필요한 경우엔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제휴기업에 신속히 수정을 요청해야 한다.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수정하는 절차를 관리하게 된다.
협의체는 "국내법률이 적용되는 국내 제휴기업의 국내서버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만큼 사후관리 통제권이 확보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안사고 대응을 위해 국외 반출 전 '보안사고 예방 및 대응 프레임워크'를 수립하고, 안보와 관련한 위해·위협이 있는 경우 긴급히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방안(레드버튼)을 마련한다.
이에 더해 보안사고에 신속하고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국 지도 전담관도 국내에 상주토록 한다.
이들 조건이 충족된 점을 정부가 확인하면 실제 데이터를 반출하되, 지속적이고 심각하게 조건을 지키지 않을 경우 허가를 중단·회수한다.
'지속적이고 심각한 위반'의 기준에 대해 김태형 국토부 공간정보제도과 과장은 "고의가 아니거나 사소한 위반 외에 같은 부분에 대한 반복적인 위반"을 예로 들었다.
'회수'의 의미에 대해선 "전자파일을 물리적으로 회수하는 건 어렵고 반출된 정보로 더 이상 비즈니스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국토부는 지난 1월 구글 지도에 청와대가 노출돼 논란이 일었던 부분은 해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규정보다 낮은 해상도를 적용해 기준을 충족했다는 취지다.
김 과장은 미국의 통상 압력이 이번 결정에 고려됐느냐는 질문엔 "협의체에 참여한 부처 중 그런 부분을 고려하는 곳도 있었을 수 있으나 오늘 회의 3시간 반 동안 논의는 국가 안보 우려를 기술적으로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고정밀 지도 반출 문제를 두고 비관세장벽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여온 바 있다.
고정밀 지도가 실제 반출되기까지는 최소한 수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구글 측에서 이번 요건을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에만 6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정부의 검토도 필요하다.
공간정보산업계에선 고정밀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결국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협의체는 3차원 고정밀 공간정보 구축·공간 인공지능 기술개발 지원·전문인력 양성·공공수요 창출 등의 '공간정보산업 육성 및 지원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하도록 권고했다.
이와 함께 구글엔 국내 공간정보산업과 AI 등 연관 산업의 발전과 대한민국 균형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적극 강구·시행하라고 권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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