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전쟁 맡겼더니…95% 핵무기 선택했다

등록 2026/02/27 16:06:25

수정 2026/02/27 16:08:52

[뉴시스] 핵 무기. *기사 본문과는 무관한 사진. (사진=유토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주요 인공지능(AI) 모델들이 거의 모든 전쟁 시나리오 상황에서 핵무기 사용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영문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 영국 기술지 더 레지스터 등에 따르면 주요 인공지능(AI) 모델들이 전쟁 시뮬레이션에서 핵무기를 선택한 비율이 9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네스 페인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구글 '제미나이 3 플래시', 엔트로픽 '클로드 소네트 4', 오픈AI 'GPT-5.2' 세 가지 대표 AI 모델을 맞붙여 전쟁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영토 분쟁, 희귀 자원 경쟁, 정권 생존 위기 등 다양한 외교·군사 대치 상황이 포함됐다.

그 결과 AI 모델이 총 21차례 대결 가운데 20차례(95%)에서 핵무기 사용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인 교수는 "핵무기에 대한 금기가 인간 사회에서만큼 강력하게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 모델 모두 핵무기를 쉽게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의사결정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클로드는 교묘한 '전략가'에 가깝게 행동했다.

페인 교수는 "위험 수준이 낮을 때 클로드는 발언과 행동을 일치시키며 의도적으로 신뢰를 구축했다"며 "갈등이 고조되면 공개적으로 밝힌 의도를 넘어선 행동을 했고, 경쟁 모델들은 이를 파악하는 데 한발 늦었다"고 설명했다.

GPT는 소극적이고 신중한 '중재자' 성향을 보였으나, 의사결정에 시간 제한이 주어지자 전혀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일부 실험에서는 마지막 순간 대규모 핵 공격을 택하기도 했다.

제미나이는 보다 극단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실험에서 제미나이는 "즉시 모든 작전을 중단하지 않으면 인구 밀집 지역에 전면적인 전략 핵 공격을 실행하겠다"며 "우리는 함께 승리하거나 함께 멸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모델들은 협상이나 후퇴 등의 선택지가 주어졌음에도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이를 택하지 않았고,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공격 수위를 높이거나 끝까지 싸우다 파멸하는 경향을 보였다.

페인 교수는 "챗GPT에 핵무기 발사 코드를 맡기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번 실험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AI 시스템은 이미 군사 분야에서 물류, 정보 분석, 의사결정 지원 등에 활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시간 압박이 큰 전략적 판단에 AI가 더 깊이 관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전략적 문제를 어떻게 추론하는지 이해하는 일은 더 이상 학문적 논의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459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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