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 수가인하 추진…학계 "근거 불충분·구조 위협"

등록 2026/02/25 15:15:17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보도자료 통해 밝혀

"필수의료 근간 진단검사, 재원 수단 안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과 집행부, 대표자 등이 작년 11월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어 검체검사 제도개편 강제화 전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5.11.11.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정부 추진 검체검사 수가 인하의 근거가 된 원가보상률 산출 방식은 통계적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아, 수가 조정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필수의료의 근간인 진단검사에 대한 무리한 수가 조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의료비용 분석에 기반한 상시 수가 조정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히고, 검체검사 및 영상검사 등 이른바 '과보상 영역'의 수가를 인하해 확보된 재원을 타 항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진단검사의학회는 "일방적이고 급진적인 수가 인하 추진에 우려를 표한다"며 "통계적 대표성과 정책적 타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리한 수가 조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학회는 정부가 수가 인하의 근거로 제시한 검체검사 원가보상률은 통계적 대표성과 분석의 완결성 측면에서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번 조사에는 상급종합병원 6개, 종합병원 74개, 병원 0개, 의원 88개가 포함됐다. 제한적이고 편향된 표본을 바탕으로 산출된 수치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재정 이동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정책적 위험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신포괄수가제 편향성과 정책 가산 왜곡 가능성도 제기했다. 학회는 "조사 대상이 포괄수가제 참여 기관에 편중된 점 역시 문제"라며 "신포괄 참여 기관은 정책 가산을 적용받고 있어, 해당 가산이 원가 계산에서 적절히 분리되지 않았다면 원가보상률은 과대 추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수탁 구조의 비용 왜곡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학회는 "의료기관이 검사를 외부 수탁할 경우, 장비비·인건비 등 실제 원가 구조와 괴리된 수입 구조가 형성된다"며 "특히 2023년 회계자료에는 수탁 시장 내 과도한 할인 경쟁이 반영돼 있으며, 이러한 왜곡 요소가 충분히 정제되지 않은 채 원가보상률 산출에 사용된 게 문제"라고 말했다.

반복되는 수가 인하로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꼬집었다. 학회는 "검체검사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빈도 조절이 가능한 영역"이라며 "2017년과 2024년 대규모 수가 인하 후에도 원가보상률이 100%를 상회한 건 수가 인하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검사량이 증가하는 풍선효과와 규모의 경제가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수가 삭감은 검사량 증가를 유발하고, 그로 인한 효율성 상승이 다시 원가보상률을 높게 보이게 해 추가 삭감의 명분으로 작동하는 자기패배적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의료비용 분석 자료를 전문 학회와 공유하고, 공동 검증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며 "데이터 검증 및 정책 소통 창구를 일원화해 상호 신뢰 기반의 정책 결정 구조를 마련하고 진단검사를 단순한 재정 이동 수단이 아닌, 정밀의료와 필수의료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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