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막는다…광역상황실, 중증환자 병원 선정(종합)

등록 2026/02/25 11:48:50

수정 2026/02/25 12:48:24

복지부·소방청, 응급환자 이송체계 시범사업

광역상황실 병원 문의…구급대는 처치 집중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2.2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심정지나 중증외상과 같은 최중증 환자는 병원을 헤매지 않고 사전에 지정한 의료기관으로 곧바로 이송한다. 광역상황실이 119 구급대와 정보를 공유해 적절한 의료기관을 선정하는 등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한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시범사업은 지역별로 지침을 만들어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내 적정 응급의료기관으로의 신속한 이송과 효율적인 응급의료체계 운영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했다. 광주광역시와 전북, 전남 등 3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진행한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현재 지역별로 지침을 갖고 있지만 지역마다 지키느냐, 안 지키느냐 차이가 있다"며 "서로 약속이 안 된 무질서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사업 지역의 사업 주요 내용을 보면 심정지나 중증외상 등 최중증 환자는 사전에 지정한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한다.

이 외 중증도 분류에 따른 중증환자(pre-KTAS 1~2)는 광역상황실이 의학적 전문성과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최적 병원에 수용을 문의하고 구급대는 환자 처치에 집중한다. 단 중증환자에 대해 적정 시간 내에 이송할 병원을 선정하지 못할 경우에는 안정적인 처치를 제공할 수 있는 우선수용병원에 이송한 후 해당 병원에서 전원 연계까지 담당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부 매뉴얼에는 어느 병원으로 해보고, 몇 번까지 수용병원을 확인을 해보고 안 되면 어떻게 하겠다와 같이 절차들을 갖고 진행을 하고 검증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119 구급대는 환자 정보를 광역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동시 전송한다. 복지부는 "중증응급환자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더 신속하게 받을 기회가 보장되고 정부의 이송-전원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며, 119구급대는 환자처치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에서 한 구급차가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5.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우선수용병원 등에서 수용을 할 수 없는 경우를 묻는 질문에 정 장관은 "긴급한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하고 전원시킬 수 있는 정도까지를 진료하는 병원이라고 하기 때문에 수용이 가능한 걸 고려해서 병원을 지정해서 이송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시범사업 지역 광역상황실 인력 부족에 대비해 다른 지역에서 인력을 동원하고 올해 30명 증원을 위한 예산도 확보했다.

우선수용병원 등에 환자 수용을 현행법상 강제할 수는 없다. 이 공공보건정책관은 "법적인 부분은 추진을 하고 있는데,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들이 지침없이 이뤄지다보니 환자들도, 구급대원들도, 의료진들도 힘든 상황이라 이 부분이 급하다고 생각했다"며 "지역 자원 한계 내에서 약속을 하고 가자라는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우선수용병원에서 환자를 수용한 경우 최종 치료를 위해 재이송이 필요할 때 119구급대가 전원을 책임진다. 주영국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현장 구급대원이나 구급차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지속적인 미수용 문제 해결을 위한 소방청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한 것"이라고 했다.

중등증 이하 환자(pre-KTAS 3~5)는 이송 지침과 의료자원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19 구급대가 곧바로 환자를 이송한다. 효율적 이송을 위해 절단된 손·발 수술, 소아, 분만 등 저빈도·고난도 질환에 대해서는 인근 시·도 의료자원까지 고려해 상황·증상별로 이송할 병원 목록도 정비한다.

이송체계의 효과적인 작동을 위해 119 구급대, 병원, 광역상황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 등 관계기관 사이의 정보 공유도 강화한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서 파악해야 할 환자정보 항목을 정비하고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통해 해당 정보를 병원과 광역상황실 등에 신속히 전달하도록 한다. 또한 병원 중환자실, 수술실, 의료자원 현황 정보도 정비해 환자 수용능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주기적으로 최신 상태로 관리할 예정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이송체계 혁신(안)의 전국 확산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설치·운영한다. 운영위원회에서는 시범사업 세부운영 가이드라인, 사례 점검 계획 등을 논의하고 시범사업 성과를 분석해 올해 하반기 중 전국으로 확대할 표준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1월 1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테에서 보호자들이 대기하는 모습. 2025.01.16. jhope@newsis.com

복지부와 소방청은 각 지역 의료여건에 맞는 응급이송체계를 만들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지역 외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지침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별 순회 간담회를 열고 지역사회와 함께 지침 보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범사업 시행과 함께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응급환자 중증도에 맞는 적정 치료가 병원별로 제공될 수 있도록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을 보완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지역 병원에서 근무할 필수·응급의료인력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대 설립 등을 추진해 지역·필수·공공의료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역의 응급의료체계와 지침을 존중하고, 소통과 협업을 통해 이번 시범 사업이 시작돼 대한응급의학회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응급 의료 분야 형사상 면책, 민사상 손해 배상 최고액 제한과 같은 법적, 제도적 개선도 국회 입법을 통해 시급히 진행돼 응급의료 종사자들이 최선을 다해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 공공보건정책관은 "기본적으로 방향성에 대해 다들 동의를 하시는데 일부 의사회에서는 문제 제기를 하고 지역마다 온도 차이도 있다"며 "의료진과 의료기관 설득을 하고 있고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우려하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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