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정위 '담합 자진신고' 제도 허술…과징금 과다감면"

등록 2026/02/25 12:00:00

'공정위 정기감사'…"자진신고 감면제도 운영 허술"

반복 위반 사업자에 공동감면 배제 규정 불합리해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자진신고 감면 제도가 허술해 과징금이 과도하게 감면됐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25일 나왔다.

감사원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정기감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공정위의 자진신고 감면 제도 운영이 불합리하다"라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 간 부당 공동행위 144건에 대해 총 1조30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 중 98건에 대해선 자진신고 감면을 적용해 2583억원이 감면됐다.

자진신고 감면 제도는 부당 공동행위를 자진신고한 1·2순위 신청업체에 대해 각각 고발 면제(1·2순위), 과징금 전액(1순위) 또는 50% 감액(2순위)을 적용해 준다. 실질적인 지배 관계가 인정되는 계열사 등은 후순위 신청도 1·2순위와 공동감면이 가능하다.

감사원은 "반복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공동감면 배제 관련 규정이 불합리하다"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등은 기업집단의 공동감면 신청에 대한 감면 여부를 실질적인 지배관계에 있는 사업자 전체 기준으로 일괄 판단하고 위반 행위를 일정 기간 반복 시 감면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실질적인 지배관계가 있더라도 과징금 납부 실적이 있는 기존 업체만 배제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법인 분할 또는 신설된 일부 기업집단 계열사의 공동감면 신청에 대해 납부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2022년 기준 과징금 546억원이 감면되는 등 제도의 실효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감사원은 제보자의 신고 내용이 반영되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공정위는 '신고포상금 제도'에 따른 제보자 신고내용 등을 위원회의에 보고하지 않아 이는 고려되지 않고 위반업체의 자진신고 감면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공정위에 자진신고 감면제도의 실효성 제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 결과 매출액을 과다 추정해 과징금이 과도하게 많이 산정되거나 최종 의결 전 부정확한 과징금을 공표해 기업 부담이 가중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공정위는 과징금 산정시 심사보고서(사무처), 심의·합의(위원회의), 최종 의결(위원회의)을 거치는데, 지난 2024년 기준으로 심사보고서 기준 금액이 최종 부과액보다 1.9~2.8배 큰 건이 86%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의견제출·소명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지난해에는 공정위가 이동통신 3사에 대해 번호이동 가입자가 몰리지 않도록 판매장려금을 담합해 정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2024년 4월 심사보고서 단계에선 과징금 3조4000억~5조5000억원을 산정·통보했으나 지난해 6월에는 2%에 불과한 964억원을 최종 의결·부과했다. 이는 과징금 산정·부과 기준이 되는 관련 매출액을 과다 추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공정위는 부당한 지원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과세 정보를 제공받고도 활용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결과 공정위는 최근 2년간(2023~2024년) 과세정보 230건을 제공받고도 실제 조사에 착수한 실적은 1건에 불과했다.

공정위가 기업집단 지정자료를 허위제출하는 경우 대부분 단순 경고 조치를 주는데 그쳐 제재의 실효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정거래법 등에 따르면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매년 계열회사, 친족 주식 현황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거짓제출시 고발조치를 할 수 있다. 공정위는 중대성 등을 판단해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공정위는 최근 3년간(2022~2024년) 지정자료를 허위 제출한 31건 중 29건에 대해 단순 경고 조치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1개 기업집단에서 의무위반을 지속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공정위에 위반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확보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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