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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 정주영과 일하는 기분" 정의선, 젠슨 황과 '평냉' 먹고 '새만금 AI' 협업 속내는

등록 2026/06/10 05:00:00

수정 2026/06/10 05:38:49

"젠슨 황 경영, 정주영 기업가 개척 정신과 맞닿아"

현대 창업주의 "해봤어?" 철학 담긴 새만금서 협력

'평냉 회동'하며 '이북 출신 대한민국 재계 거목' 떠올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6.06.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6.06.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의 기업가 개척 정신은 (고 정주영) 선대회장님과 맞닿아 있습니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어서, 마치 제 할아버님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본사를 찾은 황 CEO와 1층 로비에 나란히 선 채 취재진 및 임직원들에게 건넨 발언이다.

정 회장은 직전 1시간 가량의 회동에서 황 CEO에 새만금 프로젝트 투자 참여를 제안했다. 황 CEO도 "기꺼이 참여하겠다"며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이때 정 회장은 새만금 투자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대신, 황 CEO의 '도전 정신'을 대한민국 재계의 거목인 정주영 선대회장에 빗대어 추켜세운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 의지를 가장 강력하게 보여주는 방법이었다는 해석이 재계에서 나온다.

황 CEO도 "정 회장은 (정 선대회장-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이어지는) 오랜 역사를 지닌 이 놀라운 회사의 위대한 수호자"라며 "여러분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파트너가 된 것은 엔비디아에게 큰 영광이며 저에게도 큰 특권이다. 현대를 사랑한다"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황 CEO와 서울 중구 을지로 인근 유명 노포 우래옥에서의 '평양냉면 회동'에 이어 이틀 연속 깐부 간의 만남을 가져 화제가 됐다.

치킨, 삼겹살, 삼계탕, 칼국수 보다 외국인들에게 덜 알려지고 '입맛 취향'이 갈리는 평양냉면을 특식 메뉴로 꼽은 점도 이슈였다.

이 식당은 무더운 날씨, '핫플레이스'에서의 대중 소통을 즐기는 황 CEO의 스타일,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유명하면서도 이색적인 K푸드 메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7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유명 평양냉면집 우래옥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했다. (사진=독자제공). 2026.06.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7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유명 평양냉면집 우래옥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했다. (사진=독자제공). 2026.06.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동시에 존경하는 할아버지(정 선대회장)가 생전 즐기던, 헤리티지가 담긴 음식을 '귀빈'에게 대접했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도 있다.

정 선대회장은 1915년 11월 25일 강원도 통천군 답전면 아산리(현재 북한 행정구역)에서 태어난 뒤 젊은 나이에 월남해 사업을 일궜으며, 평소 '이북 실향민의 소울푸드' 평양냉면을 즐긴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호가 '아산'일 정도로 애향심이 남달라서다.

정 선대회장이 1998년 '소 떼 방북' 당시 북한 평양의 옥류관을 찾아 "냉면은 바로 이 맛"이라고 한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냉면과 유사한 강원도의 전통 음식인 물막국수 애호가로도 널리 알려졌다.

정 선대 회장의 영향을 받아 범현대가(家) 일가의 다수가 우래옥의 단골로, 평양냉면과 불고기 메뉴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 회장과 황 CEO의 밀월 관계는 '새만금 AI 밸리'로 연결됐다. 현대차그룹은 약 9조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AI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벨류체인 거점을 세울 계획이다.

새만금 간척 사업은 정 선대회장의 이른바 "해봤어?" 개척자 정신이 반영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서울=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서거 25주기 추모 음악회 : 이어지는 울림'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6.0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서거 25주기 추모 음악회 : 이어지는 울림'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6.02.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산 간척 때 폐유조선을 가라앉혀 물막이 공사를 하는 '정주영 공법'이 탄생했고, 현대건설은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새만금의 가장 난도가 높은 구간인 9.9㎞의 방조제를 시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새만금 지역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정 회장에게 "정주영 선대회장님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히스토리를 반영했다.

황 CEO는 이러한 현대차그룹의 대대적 투자에 대해 '새만금 AI 밸리'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직접 명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칩 등 유수의 IT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 빗대, 새만금이 AI 사업이 집약된 대표적인 지역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황 CEO는 AI 밸리에 대한 질문에 "AI 팩토리가 필요할 것"이라며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새로운 설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동맹이 로보틱스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정 선대회장의 '해봤어?'라는 대한민국 특유의 프론티어 정신이 미래 혁신 프로젝트의 큰 추진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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